포토로그 마이가든

And He Shall Walk In Empty Places

ravenhorde.egloos.com


Remember this, you others; The fire and the fury, the strength and defiance, this you admire, this you desire I had to win them for myself
by BlackJoker


Mastodon - Black Tongue by BlackJoker



 
 요새 아무리 아이돌에 빠지고 메탈은 듣지 않았다지만 작년 9월에 Mastodon의 신보가 나왔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충격이란..

 사실 최근 슬럿지나 스토너 계열 메탈이 방방 뜨면서 릴렙스 등지에서 자주 보이는 밴드들은 내 취향이 아니었고 대표적으로 그런 밴드가 Baroness나 High on the fire였는데 Mastodon은 또 끌렸던 점은 프로그레시브 요소도 좋지만 묘하게 몽롱하고 끈적거리는 느낌의 Crack the skye가 좋았던 탓이리라. 반면 작년에 나온 신보는 곡이 더 알기 쉽고 부담없는 느낌인 거 같은데 이게 또 Ihsahn의 angL 앨범처럼 직선적으로 달려대지는 않고 짧아진 곡길이에서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꽤 매력이다.

 앨범커버도 이전까지는 상당히 취향이었던 반면 이번 앨범은 영 별로지만, 이제는 차차 Mastodon의 앨범도 모을 시점이 된 듯 하다. 먼저 구입하는 것은 역시 먼저 Crack the skye겠지만. 그런데 멜론에서 들을 수 있는 음원은 대체 정체가 뭐당가.

Opeth 내한공연 확정 by BlackJoker


 셋리스트가 신보 위주가 아니라 Demon of fall도 해주고 The moor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이게 heritage 투어인걸 감안하면 아마 그로울링 듣기는 요원할 듯. 그래도 Opeth가 내한하는게 어디냐.

 그런데 내한까지 오는데 Heritage 앨범 라이센스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선택과 판단의 기로 by BlackJoker

 김문수 도지사보다 119 응대 시스템이 더 큰 문제다. (수정)

 글 들어가기 전 잠시만 썰을 풀어보자면 오늘 이글루스에 들어와서야 상황을 알게 되었고 대략적인 내용 또한 여기서 읽은 글들을 전제로 판단하였다. 이미 상황이 종결난 듯 하여 새로운 견해는 있을지언정 밝혀지지 않았거나 오도된 정황이 새로 드러나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하여 이렇게 글을 적는다. 사실 이미 나와 비슷한 견해를 지닌 분들도 더러 보았기 때문에 굳이 이렇게 글을 쓰는 게 의미가 있나 싶지만 같은 의견들이 하나씩 보태지면 그 생각에 더 힘이 실리지 않을까 싶어서 끄적여본다.

 1. 김문수의 전화를 처음 받은 소방대원이 교범 혹은 메뉴얼대로 응하지 않은 것은 공식적이고 실무적인 책임을 물을 때, 즉 형식적인 잘잘못을 따질 때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전제는 교범이나 메뉴얼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과 상당 수의 교범이나 메뉴얼이 항상 '실제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검증된 것을 귀납적으로 추론하여 작성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메뉴얼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일단 메뉴얼을 어긴 소방대원의 행동에 대해서 먼저 말해보자. 현재 그 소방대원의 의중이나 심중은 누구라도 추측만 가능한 상황이다. 사실 저런 식의 상황실 근무는 어지간히 성실하거나 책임의식이 투철한 사람이 아니라면 대충대충 일처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터인데 그런 태만함이 신중함과 긴급한 상황판단을 요하는 저 소방대원에게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논하는 것은 이 자리에서 논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본인 말고는 아무도 대답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그래서 이 글에서는 어디까지나 그 소방대원이 '인명구조와 긴급전화의 용도'에 대해 투철한 사명의식을 지녔다고 가정하고 글을 풀어보려 한다.

 1-1. 먼저 현재 소방대원이 까이는 이유는 메뉴얼대로 따르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 기저에는 긴급전화와 장난전화를 자의적으로 판단할 능력이나 자격이 소방대원에게 부여될 수 없다는 논리가 깔려있다. 이유인즉 소방대원 본인이 자의적으로 장난전화라고 판단하여 마음대로 먼저 끊은 긴급전화가 정신병자 내지는 술 취한 사람, 경황이 없어 횡설수설을 하는 사람이 건 '진짜 긴급한 전화'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의견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동의한다. 그러나 이 의견에 힘이 실리기 위해서는 소방서 상황실의 제반 상황이 충분히 갖춰져 있어야 한다. 즉 '장난 전화일지도 모를 긴급전화'를 자의적으로 판단내리지 않고 상대해도 그 뒤에 걸려올 '정말 긴급할지도 모를 전화'를 받아서 응대할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이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소방대원에게는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전화를 끊을 수가 없기 때문에 수많은 장난 전화와 긴급 전화를 전부 받아주어야 하는 대인력과 그것을 총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다. 따라서 그런 여건이 되지 않은 저 '사명감 투철한' 소방대원에게는 '인명구조를 위한 긴급전화의 용도'에 대해서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가) 지금 걸려온 이 장난전화같은 통화가 정말로 긴급한 것일 수 있다고 판단하여 상대방의 요구사항(여기서는 '관등성명'이 되겠다)을 들어주고 계속해서 응대하여 구조 시도를 도모하는 경우.
 
 나) 이 전화 뒤에 걸려올 수 있는 긴급한 전화를 이 장난전화 같은 통화 때문에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장난전화 같은 통화를 끊고 정말 구조가 필요한 전화를 기다리는 경우.

 문제는 이 두 가지 판단이 전부 인명구조를 위해 상황실에 근무하는 소방대원에게는 타당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기서 가) 를 택하든 나)를 택하든 어느 한 쪽에 대한 구조는 포기하게 되버리고 이에 대한 비난을 면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그 소방대원이 10분동안 관등성명을 대며 친절하게 김문수 도지사의 전화를 받아주었더라도 논란이 생겨났을 것이다. 아마 이번에는 메뉴얼대로 생활하는 것만 옳은 것이냐는 논거를 들면서.

 1-2. 물론 소방대원의 태만한 근무 태도에 기인하여 전화가 일방적으로 끊긴 것이라면 이것은 징계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 소방대원의 의도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부분이며 공개된 녹취록으로는 그것을 판단하기가 상당히 애매하다고 본다.

 2. 그런데 이 소방대원이 징계를 받은 것은 일단 결과적으로 김문수 도지사의 전화가 '결코' 긴급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거기다가 몰상식했던 점은 내가 추가하고픈 덤이다), 메뉴얼대로 따르지 않았기 때문인데 과연 이 메뉴얼이라는 것이 그렇게 실효성이 있고 보편적으로 타당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느냐 하는 점에서는 의문이다.
 소방서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FM이 실제로 존재하는 군부대에서는 현실과 괴리감이 흘러넘치는 메뉴얼이 가득하다. 이것은 병사생활을 경험한 사람들이야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테고 소령급 이하의 장교들도 어느 정도는 고개를 끄덕일만한 이야기다. 여기에 대해서는 경험에 기반하여 이야기하기 때문에 근거가 어느 정도로 힘이 실릴지 잘 모르겠지만.
 내 보직은 작*병이었고 그래서 여러가지 작***등을 수정하고 작성하고 하는 일을 맡았다. 물론 내 머리 속에서 그런 걸 끄집어내서 썼다는 게 아니라 장교들이 옆에서 붙어서 지도해주거나 여기저기서 잘라내온 자료들을 덧붙이는 작업들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2년동안 3명의 작*장교와 작*과장, 작*참모를 만나면서 느낀 건 대다수의 그런 메뉴얼은 정말이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작성된다는 점, 혹은 그렇지 않고 실무자인 작*장교가 아무리 일을 잘하고 성실해도 윗대가리가 멍청하면 결국 그 메뉴얼은 산으로 간다는 점이다. 유능한 작*장교와 작*과장과 일하면서도 멍청한 작*참모 때문에 작***이라는 메뉴얼을 두세번 뒤엎고 더불어 내 수면시간도 불투명해지는 경험을 많이 해본 나로서는 과연 '메뉴얼'이 그렇게 모든 상황에 대비하여 잘 만들어진 것인지 의문스럽다. 적어도 내가 그 때 보았던 작***라는 메뉴얼은 한 대령의 고루한 자기 아집과 독선, 그리고 인습으로 점철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군대에서만 통용될 수 있는 이야기이며 내게 그 메뉴얼의 질을 논할 식견이나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메뉴얼이 반드시 모두에게 인정받고 관료제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절대적 방침'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할 수 있는 사례라고 본다. 악법도 법이기 때문에 지켜야 하는 것일까?

 3. 결국 결과적으로 이 소방대원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번 일로 소방대원과 소방서의 상황이 좀 더 나아지고 피드백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다들 장난전화를 줄이거나 혹은 장난전화를 엄벌하는 법이 제정되어 이번 같은 희극이나 09년도 때 일어난 비극*1)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 1) : 물론 이것은 소방대원들이 장난전화에 찌들어 피곤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소방대원 측에게 책임이 있기에 장난전화가 줄어들어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긴 하다.

오에 겐자부로, 책읽기 by BlackJoker

 간혹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혹은 지금 힘들긴 해도 나중에는 또 활짝 웃게 될거야' 등의 자기 위안을 할 때 근거로 삼곤 하는 것은 좋은 음악을 접할 때이거나 매우 드물긴 하지만 사람에게 감동했을 때이다. 후자는 확실히 드문 편이고 아직까지 좋은 음악만큼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없다. 그런데 어쩌다 우연히 들어간 블로그에서 오에 겐자부로의 글귀를 몇 읽고나니 악착같이 살아 남아야 하는 이유로 책 또한 포함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면 아직 미처 읽지 못한 책이 역시 너무 많다. 사놓고 3년이 지나도록 읽은 페이지 수가 반을 넘지 못한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비롯하여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스티븐 킹의 '샤이닝' 등등.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일단 보류하고.

 요새 시험 기간이라서 그런지 '구토' 이후 쳐다만 봐도 토할 거 같은 사르트르였건만 그의 자전적 소설인 '말 le mot'을 재미있게 읽는 중이다. 그러고보면 아직 카뮈의 '페스트'도 남았고.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시대에서 쿼드코어의 빠른 컴퓨터가 시사하는 덕목은 '빨리 작업 끝내고 독서하라'여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면 요새 우리 아버지도 어느 높으신 분과 술자리를 가지신 뒤에 리처드 도킨스를 읽으시더라. 어머니도 선물해드렸던 '엄마를 부탁해'를 인상 깊게 읽으셨다고 하셨고.

 역시 시험 기간이라 그런지 책에 대한 애착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물론 시험이 끝나면 난 히어로즈3랑 울펜슈타인이나 하고 있겠지.

기대기 by BlackJoker

 특별히 힘든 것이 없다. 시험이야 잘 치면 좋은 거고 못 치면 아쉬운 거고. 어깨 위에 늘 날 짓눌렀던 것들을 하나 둘 씩 떼어내는 중이라 마음은 가벼워진다. 내 특유의 피해 의식은 여전하지만 그 부분도 언젠가는 고쳐지리라 믿고, 뭐 여하간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답답한 일은 없다. 작년 요맘때는 소송당한 것 때문에 제법 고생하기도 했었는데. 음.

 그래도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어제 후배에게 했던 말실수도 그렇고 다 털어버렸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또 나에게 들러붙어 끊임없이 자괴감을 형성한다. 이럴 때 굳건히 일어서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나름 도피 수단으로 힘이 되는 문장이나 말에 의지하는데, 그런 것들이 어째 다 중2와 허세가 적절히 혼합된 것들이다. 주로 '눈물을 마시는 새'나 '피를 마시는 새'에서 내가 인상깊게 받아들인 문구들. 음.

 차라투스트라는 망치와 정을 들고 우상을 깨부수고 중력의 영에서 벗어나 폴짝 폴짝 뛰어다니라는데 정작 차라투스트라 자신의 말을 되뇌이고 신봉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거짓말쟁이의 역설이 떠오른다. 어떤 우상도 만들지 않고 스스로가 거듭나야 하는데 그 밑거름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또 다른 하나의 우상이라니 음.

 여하튼 돈 없어서 맥주도 잘 못 마시고 시간 없어서 친한 사람들이 함께 맥주 마시러 못 가는 것 외에는 특별히 힘든 점은 없지만 아직 치열하게 살고 있다. 다음 주에 시간되면 그 후배를 포함하여 우리 개나리반 학생들에게 볼링이나 치러가자고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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